금융 당국의 제동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간병인보험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간병인 사용 일당은 당국 권고로 10만원대로 줄었으나 최근 몇몇 보험사가 최대 20만원 보장을 내세우면서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088350), 현대해상(001450), NH농협생명, KDB생명 등은 현재 요양병원을 제외한 간병인 사용 일당을 최대 20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간병인보험은 가입자가 입원 기간에 간병인을 고용하면 보험사가 그 비용을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이달 초 요양병원을 제외한 간병인 사용 일당 한도를 기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였다가 지난 11일부터 다시 15만원으로 낮췄다.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 일당 보장을 한시적으로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삼성화재(000810)와 메리츠화재 등 주요 보험사는 간병인 사용 일당을 잇달아 10만원 안팎으로 축소했다. 금융 당국이 보험사 간 과당 경쟁과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 보장 한도를 낮출 것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간병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환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 입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작년 8월 말 기준 간병인보험의 위험손해율은 생명보험사 평균 99%, 손해보험사 평균 83.1%로 집계된 바 있다. 위험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를 대비해 보험금 지급용으로 따로 떼어둔 보험료(위험보험료) 중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된 비율이다. 위험손해율이 99%라면 위험보험료 100원 중 99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뜻이다.
보험사들이 다시 20만원 보장을 앞세우는 것은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쟁사들이 보장을 줄인 시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보장 한도를 내세워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간병인보험은 암진단비, 암치료비와 함께 보험사의 대표적인 주력 담보로 꼽힌다.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관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 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보험사가 간병인 사용 일당을 20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런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보험연구원에 간병인보험 제도 개선 연구를 요청했다. 간병인 보험의 허술한 상품 구조가 수차례 지적된 이후 보험사들이 약관을 개선했지만 부정 수급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시장 현황과 상품 구조, 보험금 지급 방식 등의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간병인보험은 한 보험사가 보장 한도를 높이면 경쟁사도 판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경쟁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손해율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