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AI Agent·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 대신 목표를 달성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스스로 계약·결제·정산하는 서비스가 차세대 거래 시스템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작년에 구축한 'x402 재단'은 지난달 약 7500만건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초당 약 30건 수준이다. 총거래 규모는 약 2400만달러(약 355억원)로, 건당 평균 결제 금액은 약 32센트(약 450원)다.
x402 프로토콜(Protocol·컴퓨터 간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약속한 규약)은 AI 에이전트가 결제 주체가 된다. 구매자가 AI 에이전트에 결제를 요청하는 작업을 지시하면, AI 에이전트는 전용 지갑에 충전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결제한다.
x402 재단에는 구글·비자·마스터카드·아마존웹서비스·리플 등 40여 기업이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페이(377300),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 헥토파이낸셜(234340)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를 연결해 주는 중간 역할자를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조력자)라고 부르는데, 카카오페이나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이 역할을 맡게 된다. 퍼실리테이터는 구매자가 결제 금액만큼 스테이블코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정산이 완료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는 가스피(Gas Fee·데이터를 기록하고 검증하는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지불하는 네트워크 사용료)를 퍼실리테이터에게 지불한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잠든 시간에도 활동할 수 있어 한정판 상품이나 잠깐 나오는 특별 판매 상품을 빠르게 결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엉뚱한 상품을 결제할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에 전적인 결제 권한을 주지 말고, 최종 구매 단계에서는 반드시 사람이 확인하고 승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상 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있는지 제도적 정비가 끝나지 않았다. AI 에이전트의 자율 결제에 대한 법적 책임 규정은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정 결제에 따른 AI 에이전트의 책임 소재를 정리하는 법적 기준 마련 작업을 시작했고, AI 안전연구소를 통해 기술적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