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거래 비중이 높은 은행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수수료 체계를 선택하면서 은행들이 적정 수수료의 7배를 수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고, 수수료 감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30일 은행권 ETF 신탁 거래 관련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유의 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은 대부분의 ETF 거래가 6개월 내 매도(94.6%)하는 단기 거래임에도 투자자 중 91.7%가 단기 거래에 불리한 선취 수수료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5월까지 6개 주요 은행의 ETF 판매액은 64조원(103만건)에 달했다. 보유 기간은 평균 42일로 짧고 계약이 빈번(동일인 평균 5.5회)하며 올해 들어 단기 매매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6개월 미만의 단기 보유가 94.6%에 달했으며, 10일 이내의 초단기 보유도 37.9%로 집계됐다.

선취 수수료는 가입 시 투자금의 1% 안팎을 한 번에 내면 된다. 후취 수수료는 해지 시점에 연 1% 안팎의 수수료를 보유 기간에 따라 일할 납부한다. ETF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후취 수수료가 유리하다. 투자 기간이 1년을 넘을 때만 선취 수수료를 선택하면 좋다.

금감원이 고객에게 유리한 수수료를 적용해 재산정한 결과 은행들이 받아야 할 적정 신탁 수수료는 545억원이었다. 실제 수취한 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적정 수수료의 7.2배에 달했다.

낮은 목표 수익률 설정도 잦은 매매를 부추겨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졌다. 목표 수익률을 5% 이하로 설정한 계좌가 58.1%에 달했고, 3% 이하도 20.8%로 집계됐다. 목표 수익률이 낮을수록 빈번한 매매와 높은 선취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금감원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이 고객에게 귀속된 상태에서 은행은 잦은 매매, 선취 수수료 수취를 통해 고객 이익의 14%를 수수료로 받았다"며 "은행 ETF 신탁은 증권사를 통한 직접 매매에 비해 신탁 수수료 등 높은 거래 비용이 발생하므로, 단기 반복 거래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업계·협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ETF 포함 신탁 관련 수수료 체계, 은행 내부 성과평가(KPI), 판매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선·후취 수수료, 중도 해지 수수료, 매매 수수료 등 신탁 수수료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소비자 부담 경감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