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 거래(프리마켓)에서 체결된 SK하이닉스(000660) 1주의 하한가 거래가 가상 자산(코인) 선물 시장에서 약 830억원의 강제 청산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코인의 결합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허술한 시스템이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8시쯤 국내 대체 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주가 127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일 종가인 181만6000원보다 29.99% 낮은 가격이자, 가격 제한 폭 최하단 가격이다.

국내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의 개장 전 거래(프리마켓)에서 지난 28일 오전 8시 SK하이닉스 1주가 전일 종가 대비 30% 낮은 가격인 127만2000원에 거래된 기록. /웹 캡쳐

NXT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진행된다.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일치하면 바로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구조상 거래 건수가 많지 않을 때는 소량 주문으로 가격 변동이 크게 발생한다.

당시 하한가 거래가 발생하며 주가가 급락하자 NXT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거래 정지(동적 VI)를 2분간 발동시켰다. 이후 국내 현물 시장에서는 신규 매수 주문이 유입되며 주가가 곧바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문제는 하한가로 떨어진 가격이 해외 코인 거래소의 선물 레버리지 상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하이퍼리퀴드에서는 SK하이닉스 선물 레버리지 상품 가격이 1127.90달러에서 917.25달러로 순간 20% 가까이 급락했고, 매수 포지션을 걸어 놓은 수많은 투자자가 강제 청산당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얼리엄(Allium)에 따르면 2분 만에 하이퍼리퀴드에서 약 5740만달러(약 826억원)가 강제 청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SK하이닉스 기준가가 정상 복구됐고 하이퍼리퀴드의 SK하이닉스 선물 레버리지 상품 개발사인 트레이드xyz는 강제 청산으로 인한 손실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대규모 매도(숏) 포지션을 가진 자가 의도적으로 SK하이닉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하한가로 거래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SK하이닉스 가격이 하락했을 때 막대한 이익을 기대한 사람이 아니라면 1주만 하한가로 거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