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연체 채권 매입·소각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도덕적 해이 논란을 줄이기 위해 채권 소멸시효 완성 전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기로 했다. 채무자 상환 능력을 심의하는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고, 소멸시효 완성 조건도 강화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연체 채권 소멸시효 완성 전 채무자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내부 규정을 개정했다. 캠코는 상환 능력을 심의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고 채무자의 재산 조사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뒤 소멸 시효 완성을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뉴스1

캠코는 심의위 심의에서 채무자가 상환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소멸 시효를 연장하기로 했다. 소멸시효 연장 소송 제기 여부도 심의위가 결정한다. 장기 연체 채권 소멸 시효를 완성해 소각하기 전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면밀히 살펴 지원 대상을 선별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채권 소멸시효는 5년이다.

소멸 시효 완성 조건도 강화했다. ▲채무 관계자의 재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채무 조정이나 개인 회생 절차 등을 진행하는 경우 ▲소멸 시효 완성이 채무 관계자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은 소멸 시효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캠코는 새도약기금이 인수한 장기 연체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법률 지원 기관 선정 작업도 착수했다. 새도약기금은 소상공인·취약계층의 빚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7년 이상 연체, 5000만원 이하 무담보 장기 연체 채권을 매입·소각하는 프로그램이다. 법률 지원 기관은 새도약기금이 인수한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고, 은닉 재산 등을 발견할 경우 법률 조치를 통해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부터 캠코와 같은 채무조정기구가 채무자의 동의 없이 상환 능력이 있는지 심사할 수 있는 내용의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채무 조정 기구가 원리금 감면, 채권 소각 등을 결정하기 위해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심사할 때 예·적금, 증권 등 금융 자산뿐만 아니라 가상 자산 보유 내역, 과세·부동산 정보 등 재산 정보를 정보 보유 기관에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융 당국은 이를 토대로 올해 3분기 상환 능력 심사를 거쳐 4분기부터 채권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