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 스트래티지(Strategy)가 '비트코인 매도 불가' 원칙을 깨고 올해 들어 두 번 비트코인을 매각했다. 스트래티지의 원칙은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우상향일 때 가능했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국내 비트코인 가상 자산 재무전략(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비트플래닛(049470)이 발간한 첫 가상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최근 영구 우선주 STRC(Strategy Bitcoin Yield Trust) 배당금 재원 마련을 위해 비트코인 매각을 허용하고 최소 달러 준비금 목표를 설정하는 등 자금 운용 정책을 변경했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조선비즈DB

보고서는 이번 스트래티지의 조치가 비트코인 투자 전략의 변화라기보다 우선주 가격 하락으로 신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8-K 공시를 통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비트코인 3588개를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우선주 배당금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충에 사용됐다.

지난 5월 말 매각했던 비트코인은 32개에 불과했지만, 한 달여 만에 매각 규모는 약 112배로 증가했다. 다만 스트래티지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 전체 보유량의 약 0.4% 수준에 그쳐 시장에 직접적인 매도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각 배경으로는 영구 우선주 STRC 배당금 재원 마련이다. STRC는 액면가(100달러)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스트래티지는 STRC 주가가 100달러를 웃돌 경우, 영구 우선주 신규 주식을 시장에 매도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는 '시장가 수시 발행(ATM·At-The-Market)'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100달러를 밑돌 땐 투자자에게 높은 배당 수익률을 제시해 매수 수요를 자극하면서 주가를 100달러 수준에 가깝게 유지한다. 배당률은 매월 조정된다. 배당금은 월 2회 제공된다. 현재 STRC의 배당률은 이날 기준 연 13.72%다. 배당금은 스트래티지가 보유한 현금에서 나온다.

스트래티지는 배당금 재원을 보통주(MSTR)를 활용해 마련했다. 보통주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시장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 스트래티지 주가에 프리미엄(Premium·고평가)이 형성됐을 때 가능한 구조다. 프리미엄은 기업의 주가가 보유 중인 순자산 가치보다 높다는 의미다.

스트래티지는 영구 우선주를 통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고 주당 비트코인 가치를 높여 프리미엄이 형성된 보통주 주가로 배당금을 마련해 왔다. STRC 가격은 지난 5월부터 액면가를 밑돌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장중 71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가격이 액면가를 밑돌자,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우선주 ATM 발행은 중단됐다.

스트래티지는 STRC 배당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보다 낮은 보통주 주식 가치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보통주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단점이 있다. 회사의 비트코인 개수는 늘어나지만, 이익을 나눠 가질 주식 수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결국 스트래티지는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매각해 안정적인 재무 전략을 선택하게 됐다. 지난 5월 32개 비트코인을 매각했던 당시에는 스트래티지가 원칙을 깼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7만달러대에서 6만달러로 하락했다. 최근 3000개 이상 매각 땐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에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올랐다.

비트플래닛은 STRC 가격이 경영진 목표인 99~100달러 수준으로 회복돼 ATM 발행이 재개되는지 여부를 향후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비트코인 매각 규모의 변화와 달러 준비금 유지 수준이 스트래티지의 자금조달 구조를 판단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