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상자산이 어느 기관의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해주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시장 구조 법안)이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조원에 달하는 코인 사익을 법 조항에 넣어야 한다며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고 있다.
20일 크립토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클래리티 법안을 내달 10일 이전까지 반드시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법안 통과에는 집권당인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은 54석이다. 이 중 법안 반대 의견과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을 선언한 의원은 총 3명이다. 민주당에서 최대 9표 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클래리티 법안은 그동안 모호했던 가상 자산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한다. 주식 같은 '증권'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가, 금과 같은 '상품'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가 감독하도록 권한을 나누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래리티 법안 통과를 촉구했지만,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 자산 사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 것을 지적하며 법안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밈코인(Meme Coin·화제성 가상 자산) 등 가상 자산 사업을 통해 최대 14억달러(약 2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법안에 대통령 일가의 가상 자산 사업을 막는 '윤리 조항'이 포함되지 않는 한 법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부통령·행정부 고위 관리·연방의원, 이들의 가족까지 가상 자산 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윤리 조항을 법안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윤리 조항을 논의했으나 결국 클래리티 법 초안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루벤 가예고 민주당 상원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공화당이 제시한 윤리 조항은 민주당으로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대통령의 입장과 무관하게 지금 상태로는 민주당의 찬성표를 절대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신시아 루미스 상원 은행위원회 가상 자산 소위원회 위원장은 클리어리티 법안이 다음 달에 통과되지 않으면 2030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클리어리티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가상 자산 업계가 사업을 적극 펼치는 데 제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