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휴대폰 렌탈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담보로 연 15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받게 하는 신종 불법사금융이 등장했다. 여행객 대상 eSIM(내장형 유심) 판매 사업에 투자하면 월 2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금을 가로채는 유사수신 사기도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경기남부경찰청·서울영등포경찰서와 협업하는 과정에 이 같은 신종 민생금융범죄 사례를 확인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휴대폰 렌탈을 악용한 불법사금융은 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 배달대행업 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피해자 명의로 휴대폰 렌탈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실행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시가 총 1800만원 상당인 휴대폰 10대를 렌탈한 것처럼 꾸민 뒤, 하루 17만원씩 200일간 상환하도록 해 연 160% 수준의 이자를 부담시키기도 했다. 실제로는 휴대폰을 인도하지 않거나 유심을 개통하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실물 휴대폰을 수령했다는 확인서에 서명하도록 해 정상 계약처럼 꾸몄다.
피해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렌탈채권을 다른 업체에 넘겨 추심을 이어갔다. 렌탈계약이 정상계약으로 보이는 점을 악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민·형사상 책임을 언급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eSIM을 이용한 투자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 조직은 온라인에서 여행객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eSIM을 판매하는 사업에 참여하면 월 20%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자체 온라인 플랫폼에 가상의 점포를 개설해 판매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꾸미고, 초기에는 실제 수익금을 지급해 신뢰를 쌓은 뒤 추가 투자를 유도했다. 이후 피해자가 수익금 인출을 요구하면 세금 납부 등을 이유로 출금을 지연시킨 뒤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금감원은 대출을 조건으로 사업자 등록이나 허위 렌탈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경우 불법사금융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동시에 약속하는 투자는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래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요구를 받거나 사기가 의심될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경찰이나 금감원에 신고해야 한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