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V는 기술력과 규제 신뢰를 함께 갖춘 금융기관의 인프라(기반 시설)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지윤 DSRV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오면 DSRV가 블록체인 인프라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9월 설립한 DSRV는 웹(Web)3 금융 인프라 기업이다. 초기에는 이더리움, 솔라나, 코스모스 등 주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Validator·검증인)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 70개국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4조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밸리데이터로 성장했다.

정지윤 DSRV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DSRV 제공

DSRV는 기업과 금융 기관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체인(On-Chain·블록체인상의 네트워크) 금융 '포털(Portal)'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포털은 금융기관과 기업이 블록체인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온체인 금융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갑,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커스터디(Custody·수탁), 스테이킹(Staking·예치)을 제공하는 기관용 플랫폼이다.

정 COO는 국립한밭대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한 뒤 기업은행(024110) 핀테크사업부, NHN(181710) 페이먼츠정책실 등을 거쳤다. 이후 다올투자증권(030210)에서 디지털금융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정 COO와의 일문일답.

─포털 서비스를 만들게 된 배경은.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사업에 관심은 있지만, 직접 구축하기에는 기술적·운영적 부담이 컸다. 특히 금융기관은 기술이 작동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하려면 지갑, 결제, 토큰 발행, 자산 보관, 보안, 수수료 처리 등의 기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직접 구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포털은 이런 기능을 기업이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업은 자사의 고객 서비스와 사업 모델에 집중하고, 복잡한 블록체인 인프라는 DSRV가 맡는 구조다."

─금융기관이 포털을 써야 할 이유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Security Token Offering), 포인트 토큰화가 금융권에서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런 사업을 직접 구현하려면 키 관리,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블록체인 기반 계약 체결), 지갑, 보안, 내부통제, 규제 대응까지 모두 갖춰야 한다.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운영 가능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포털의 장점은 이 부분을 이미 갖춰진 인프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고객사는 구축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기관 운영에 필요한 보안·권한·결재·감사 체계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금융기관, 결제사, 포인트 사업자 등과 개념 검증(PoC·Proof of Concept) 및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1호 블록체인 예비 상장사로 주목받았다.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나 방식은 시장 상황과 회사의 사업 성숙도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 DSRV가 현재 집중하는 것은 상장보다 각 사업 분야에서 실제 고객에게 명확한 가치를 만들고 반복 가능한 매출 기반을 쌓는 것이다. 제품, 고객, 매출, 내부 통제 측면에서 회사의 체력을 먼저 단단히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간 어려움은 없었나.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산업 인프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야 하는 시간이 길었다.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가상 자산 수탁 등의 분야가 금융권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다만 관심이 높아졌다고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 인프라에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은 규제, 내부 의사 결정, 보안 검토, 리스크(Risk·위험) 관리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한다. 시장의 기대는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실제 제도권 도입은 신중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DSRV는 이 시간을 제품의 완성도와 신뢰를 쌓는 시간으로 보고 있다."

─DSRV의 향후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포털을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표준 인프라로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는 사람이 직접 모든 거래를 하지 않고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에이전트(Agent)'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자율적으로 계약·결제·정산하는 환경이 올 것이다.

그때 필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지갑, 결제, 자산 관리 인프라다. 이 흐름 안에서 기술력과 규제 신뢰를 함께 갖춘 금융기관 인프라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