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거래로 위장한 불법 사금융이 늘어나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오히려 불법 사금융 업체로부터 사기 피의자로 고소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 A씨는 연 3200%에 달하는 고금리를 이용했다가 돈을 갚지 못하자, 해당 업체가 사기죄로 고소했다. 대구 검찰청은 수사 끝에 해당 업체가 다른 채무자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고소를 반복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부산경찰청./뉴스1

상품권 대출 등을 하는 불법 사금융 업체는 개인 간 정상적인 거래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거래 대상이 아니라 거래 구조로 대부업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가 나오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상품권 사채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었다. 어떤 거래의 형태든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에 따라 고액의 이자를 받는다면 모두 대부업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김병국 법률사무소 번화 변호사는 "누가 상품권 거래를 제안했고, 실제로 받은 금액과 갚아야 하는 금액의 차이를 증명할 수 있다면 불법 사금융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사기죄로 고소한 상대를 역으로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불법 사금융 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한 피해자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기까지 불편을 겪어야 한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사기죄로 고소당한 뒤 본인 명의의 계좌가 사기 의심 계좌로 등록돼 정상적인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B씨가 불송치 처분을 받기까지 사기 접수일로부터 약 2개월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