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이 보험 판매의 핵심 채널로 성장했지만 내부 통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일부 GA를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리베이트 제공, 허위 계약 체결 등 위법 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굿리치·인슈코아·KFG 등 3개 GA에 기관주의와 과태료, 설계사 업무 정지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단순 모집 질서 위반을 넘어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 체계 전반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뉴스1

가장 중징계를 받은 곳은 굿리치다. 굿리치는 6000억원대 매출, 6000명대의 설계사가 있는 대형 GA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회사 설계사들은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보험 계약자 97명에게 보험 가입 대가로 총 4억7700만원을 지급했다. 일부 설계사는 타인 명의를 이용한 허위 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굿리치에 기관주의와 과태료 2520만원을 부과하고, 관련 설계사 17명에게 30~90일 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내부 통제 부실도 확인됐다. 일부 지점은 보험 모집에 사용할 수 없는 보험 상품 요약 자료를 배포하면서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 본사의 개인 정보 관리도 미흡했다. 164만건에 달하는 고객 개인 정보를 보관하고도 접근 기록 관리와 내부 제재 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경영 유의 및 개선 사항도 함께 통보했다.

다른 GA에서도 위법 행위가 드러났다. 인슈코아에서는 소속 설계사가 무자격자에게 손해보험 계약 3건의 모집을 맡기고 수수료를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 상품 판매를 무자격자에게 위탁하거나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해당 설계사에게 과태료 900만원을 부과했다.

KFG에서는 보험 계약 체결 과정에서 피보험자의 자필 서명을 받지 않고 계약자가 대신 서명한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설계사는 손해보험 계약 3건 모집 과정에서 자필 서명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KFG에는 과태료 70만원, 해당 설계사에는 과태료 8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제재를 일부 설계사의 일탈이 아닌 GA 전반의 내부 통제 수준을 드러낸 사례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A의 몸집은 커지고 있지만 내부 통제가 미흡한 곳이 여전히 적지 않다. 설계사 영입 단계부터 준법 교육과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하는데, 다수 설계사가 동시에 적발된 것은 조직 차원의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