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3분기 부실채권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겹치는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차주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여신이 많은 기업은행(024110)의 경우 하반기 1조2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할 계획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3분기 3000억원가량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위해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자문사를 선정해 부실채권 적정 가치를 측정해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3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비슷한 수준의 부실채권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러스트=손민균

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1.28%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평균(0.374%)과 비교하면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부실채권은 개인이나 기업이 대출 원금과 이자를 일정 기간 갚지 못한 채무를 의미한다. 은행들은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이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나 채권 추심 회사 등에 원금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부실채권을 정리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7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업 여신 부실채권은 14조2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0%를 차지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2024년 15조원, 2025년에는 16조6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증가해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계속 늘어나니 시장 매입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