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서울에 있는 수산업협동조합(수협)중앙회 본사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라남도가 수협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자, 수협은 양대 노총을 통해 전력 대응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금융 부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최근 국토교통부(국토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과 회의를 가졌다.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주무과로, 지방선거 전후에 인원을 대거 늘렸다.

수협중앙회 본점 전경./수협중앙회 제공

이 자리에서 공대위는 국토부에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금융기관은 배제해야 한다. 특히 국책은행이나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기관이 (지방 이전으로) 흔들리면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국토부는 "지방으로 본사를 옮기는 기관의 정주 여건 개선 등 지원 방안을 논의하자"고 공대위에 제안했으나, 공대위는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지방 이전을 전제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세종시 이전설이 나오는 금융위원회를 제외하면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 기관이 지방 이전 위기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은행(024110)은 대구 이전설이 나왔으나, 대구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패배하며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윤석열 정부 당시 부산 이전 여부로 홍역을 치렀으나, 부산시장 선거에서 후보들이 본사 이전 공약을 내지 않으면서 이전설이 사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가 공공기관 유치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농·수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40개 기관 유치를 목표로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남도는 농·수협중앙회 본사를 전남도로 이전시키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고 국무총리실, 관계 부처와 만나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건의했다. 이미 농협법 개정안, 수협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계류 중이기도 하다.

수협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협 노동조합 관계자는 "서울에 근무 중인 수협 직원 1000여 명 중 행정적인 이유로 서울에 반드시 남아야 하는 직원을 제외하면 지방 이전 가능 규모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며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과 전산을 공유하고 있어 지방 이전 시 전산 장비도 모두 옮겨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방 신사옥을 위한 토지 구매나 건설 비용까지 고려하면 최소 수천억 원이 필요해 실효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