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추가 대출 규제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 당국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정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이주비 대출 규제는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유도하면서 가계 대출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공급 확대, 대출 규제 등을 담은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대책 발표에 앞서 다음 달 중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국민 대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토론회에는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 장관이 참석한다.
금융 당국은 부동산 대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 시점과 수위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을 금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본인 명의 주택 1채를 임대한 뒤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고가 전세 규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고가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무주택자라도 고액 전세대출일 경우 이자 상환분이나 원금 일부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재는 수도권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에만 DSR을 적용하고 있다. 고가 전세대출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주비 규제를 일부 완화해 이주비 조달 난항을 겪는 정비사업의 속도를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부 재건축 사업장이 조합원의 이주비 조달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자 금융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현재 수도권 이주비 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ratio) 40%, 최대 한도 6억원 규제를 적용받는다.
다만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해야 해 이주비 대출 완화 범위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규제 우회 통로로 지목받고 있는 기업 사내대출 규제 문제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기업의 주택 대출 규모가 연간 5조원에 육박하면서 금융 당국도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사기업이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사내대출을 직접 규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어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