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039490)이 국내 2위 가상 자산 거래소 빗썸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증권사가 가상 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
29일 투자은행(IB)·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빗썸은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을 협의 중이다. 빗썸이 신주를 발행하면 키움증권이 인수하는 식이다. 정확한 인수 지분율과 투자 규모 등은 조율 단계다.
증권사들은 토큰증권(STO·Security Token Offering)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앞두고 가상 자산 업계 진출을 시도 중이다. 증권사는 디지털 자산 사업 확대를 위해 거래소와 접점을 넓힐 유인이 커졌고, 거래소는 전통 금융사의 자본·내부 통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가상 자산 2단계법의 대주주 지분 규제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상한선을 20%로 제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 규정에 따라 최대 34%까지 허용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빗썸의 최대주주는 지분 73.56%를 보유한 빗썸홀딩스로, 규제가 현실화하면 50%포인트(p) 이상을 덜어내야 한다.
빗썸은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오랜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창업자 이정훈 전 의장 측이 디에이에이(DAA)를 통해 빗썸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비덴트와의 경영권 분쟁 및 실소유주 논란은 상당 부분 정리된 상태다.
변수는 비덴트다. 횡령·배임 등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선 비덴트는 보유 중이던 빗썸홀딩스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 증권사 등 외부 전략적 투자자가 신주를 인수하면 비덴트 측 잔여 지분의 영향력은 더 줄게 된다.
빗썸은 삼성증권(016360)을 대표 주관사로 두고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왔다. 인적분할로 거래소 본업(빗썸)과 신사업·지주 부문(빗썸에이)을 나눠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의 제3자 배정이 상장 전 프리IPO 성격인지, 상장 일정과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거래 구조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빗썸 관계자는 "금융권 및 여러 기업과 여러 가능성을 놓고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 및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