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000400), 예별손해보험, KDB생명 등 주요 보험사 매물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와 보험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는 오는 8월 예정된 롯데손해보험 공개 매각을 앞두고 롯데손보 대주주 JKL파트너스와 인수를 위한 비공식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과거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신한생명과 합병해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며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자산 약 14조원의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손해보험업계 7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금융지주(071050)도 롯데손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공개 매각 절차에 대비 중이다. 한국금융은 지난해 8월 인수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신한지주의 인수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공시를 통해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두 지주사가 가세하면서 롯데손보 인수전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차례 무산됐던 예별손보 매각도 재추진된다. 예별손보는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로, 자산 약 3조5000억원과 122만건의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 본입찰에서는 한국금융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국가계약법상 유효 계약 성립을 위해서는 2곳 이상의 입찰이 필요하다. 현재 재입찰이 진행 중이며, 오는 30일까지 인수 제안서를 접수한다. 한국금융, 교보생명, 흥국화재(000540), OK금융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이르면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이 흥행에 성공했다. KDB생명은 자산 16조원 규모의 중형 생명보험사다. 지난 1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해 흥국생명,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적격 인수 후보를 선정한 뒤 8월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험사 M&A가 동시에 활기를 띠는 배경으로는 높은 진입 규제가 꼽힌다. 신규 보험사 설립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영업 기반과 라이선스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매도 측이 거래 조건을 개선하면서 원매자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희망 매각가를 2조원에서 1조원 안팎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고, 예별손보 역시 최대 1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도 KDB생명 매각에 앞서 유상증자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인수 부담을 덜어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신규 진입 장벽이 높아 M&A가 사실상 유일한 진입 경로로 인식된다"며 "매각가 현실화와 자본 지원이 맞물리면서 관망하던 원매자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