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와 함께 개인 투자자의 '빚투(빚을 내서 투자)' 열풍이 과열되자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지수 선물·옵션 등 고위험 투자 상품 거래가 늘고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 확대 시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제3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를 열고 최근 차입 주식 매수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자문위는 금감원장 직속의 소비자 보호 관련 최상위 자문기구로, 소비자 관점에서 금융감독·검사 현안과 제도 개선 사항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금융권 신용융자 잔액은 38조원으로 지난해 말(27조3000억원) 대비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증권 담보 대출도 2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증시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직접 차입뿐 아니라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하는 비율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ETF와 지수 선물·옵션 거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하거나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자 손실이 단기간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반대 매매 증가, 담보 가치 하락 등으로 건전성 부담이 커진다.
금감원은 차입 투자 관련 지표를 상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신용 융자, 증권 담보 대출, 레버리지 상품 거래 등 주요 지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위험성을 투자자에게 안내할 방침이다. 리스크가 확대되는 부문을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자문위는 자본시장·금융투자 분야 금융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등 손실 위험이 큰 상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상품 구조와 위험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생애 주기별 금융 투자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아동·청소년, 청년, 시니어 등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금융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학교 금융 교육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체험형 투자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청년층에는 군 장병과 자립 준비 청년 등을 대상으로 1대1 재무 상담을 제공하고, 대학 실용 금융 강좌에 금융 투자 관련 내용을 보강할 계획이다.
금융 질서 확립 차원에서는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의 불건전 영업 행위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금감원은 GA가 판매 채널로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시장 규율과 제재를 강화하고, 수수료 중심의 과당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보상 체계 개선도 병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 자문위에서 나온 의견을 향후 감독·검사 업무와 제도 개선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는 구조적·관행적 요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