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옴니(Omni)'를 운영하는 베리에이셔널(Variational)의 루카스 슈어만(Lucas Schuermann·30) 최고경영자(CEO)는 12살에 미국 최상위권 대학인 오클라호마 주립대학에서 수학 전공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15살에는 아이비리그인 컬럼비아 대학교로 넘어가 컴퓨터과학·수학을 복수 전공했고, 상위 1% 이상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베리에이셔널은 슈어만 CEO의 두 번째 회사다. 슈어만은 구글과 골드만삭스를 거친 뒤, 컬럼비아대 기숙사 친구 에드워드 유와 함께 2017년 퀀트 트레이딩 회사 '큐 캐피털(Qu capital)'을 세웠다. 회사는 창립 2년 만에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산하 제네시스 트레이딩에 매각됐다.

루카스 슈어만 베리에이셔널 최고경영자(CEO)가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최정석 기자

베리에이셔널에서도 에드워드 유와 함께한다. 슈어만 CEO는 "옴니를 주식, 가상 자산, 실물 자산(RWA·Real-World Assets) 등 '시세가 존재하는 모든 자산'을 다룰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금융이 다양한 자산을 별개 플랫폼에서 다루면서 생긴 경계선을 허무는 게 슈어만 CEO의 목표다.

슈어만 CEO는 자신의 뿌리를 연구자라고 소개한다. 대학교 연구원 시절에 배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머신러닝 등 다양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능력이 지금의 자신과 회사의 근간이 됐다는 것이다.

옴니는 현재 초대 코드를 받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도록 폐쇄적으로 운영 중이다. 그럼에도 일평균 거래량 최대 12억5000만달러(1조9200억원), 누적 거래량 2000억달러(약 307조원)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2만명이 넘는다.

베리에이셔널은 지난달 창립 5년 만에 시리즈A 투자로 5000만달러(약 770억원)를 유치했다. 슈어만 CEO는 "빠르면 7월에 100여개 실물 자산 거래 지원과 함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슈어만 CEO와의 일문일답.

베리에이셔널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루카스 슈어만(왼쪽)과 에드워드 유 공동창업자./베리에이셔널 제공

─시리즈A 투자에서 50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의 의미는.

"업계가 옴니라는 플랫폼의 가능성에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최근 가상 자산 및 관련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매우 큰 금액을 투자받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옴니는 가상 자산뿐만 아니라 RWA 거래도 지원하는 만큼, 이용자와 회사 모두 헤징(Hedging·가격 변동 위험의 제거) 수단이 있다는 게 유의미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단일 플랫폼에서 코인이나 RWA 등 여러 자산을 거래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나.

"신규 자산을 상장할 때마다 그에 대응하는 오더북(호가창)을 새로 만드는 식으로 접근했다면 옴니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오더북을 하나하나 만든다 해도, 그 오더북 안에서 이용자들이 거래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 때문에 우리는 기존 금융사와 협약을 맺고 그들의 오더북을 옴니에 띄우는 '브로커 모델'을 택했다. 기술적으로는 여러 오더북을 옴니에서 하나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 숫자를 맞추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기존 금융사를 설득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은데.

"사업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었던 게 사실이다. 초기에는 옴니라는 플랫폼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가능성 등 회사의 내러티브(narrative·서사)를 전력으로 어필했다. 이후 일일 거래량이 2조원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협약이 좀 더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정확한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미국 뉴욕과 시카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기반으로 한 대형 금융기관들과 협약을 맺은 상태다."

루카스 슈어만 베리에이셔널 CEO./최정석 기자

─초대 코드가 있어야 옴니를 사용할 수 있다. 폐쇄적인 방법을 쓰는 이유는.

"피드백의 질이 다르다. 폐쇄적인 방법을 쓰면 단기 지표는 안 좋지만, 옴니를 정말 써보고자 했던 사람들의 자세한 피드백을 받아서 플랫폼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작전이 성공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정식 서비스를 오픈할 수 있게 됐다"

─옴니의 한국 진출도 고려하고 있을 텐데,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한국에 옴니를 출시하는 것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한국 국민은 투자에 대해 개방적이고 이해도가 높다. 가상 자산과 주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관련 뉴스가 매일 올라온다.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나 글로벌 금융 기관 모두 이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은 너무나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 금융 당국의 강력한 규제는 글로벌 사업자 입장에서 위험 요인이 아닌지.

"규제는 명확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융 쪽은 더욱 그렇다. 미국도 절대 금융 쪽 규제가 느슨하지 않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제가 오히려 산업의 혁신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