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군 장병을 상대로 한 대부업 신용 대출을 원천 봉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병을 노리는 대부업체가 늘자, 이들을 금융 취약 계층에 준해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한국대부협회와 함께 군 장병이 급여 통장 사본을 근거로 받는 신용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복무 기간에 받는 급여는 은행권이 인정하는 소득 증빙과 달리 지속적인 소득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과 협회는 궁극적으로 군 장병 대상 대부 영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당국은 일부 대부업체에 현역병 대상 대출 취급을 제한하라고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뉴스1

군 장병을 겨냥한 맞춤형 금융 교육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제1차 금융교육협의회에서 장병들의 목돈이 무분별한 투자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도 최근 국방부와 함께 복무 주기에 맞춘 재무 컨설팅을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역 장병은 아직 직업이 없는 금융 취약계층에 가깝다. 그에 준하는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식·가상 자산에 투자하는 장병이 늘면서 이들을 노린 대부업 영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당국에 따르면 군 장병의 채무 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02억원으로 늘었다. 일부 장병은 주식이나 가상 자산 투자금을 마련하려 대부업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병을 겨냥한 이른바 '충성론' '병장론' 등은 최대 1500만원 한도의 신용 대출을 연 20%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취급해 왔다. 당국은 군 복무 중 생긴 고금리 부채가 20대 청년의 발목을 잡는다고 보고, 입대 초기 금융 교육과 함께 군인 대상 대부 영업 자체를 금지하는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올해 초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이 군 부대를 찾아 금융 교육을 진행하고 장병들과 소통했다. 이 원장은 최근 월례 간담회에서 "군 장병의 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체계적인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현장에 가보면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며 군인 대상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