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가 불법 사금융의 주요 경로로 이용되고 있다. SNS에 채무자의 얼굴과 개인 정보를 올리고 대출 이자가 법정 최고 금리를 크게 웃도는 불법 사금융 상담이 익명 메신저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사금융 신고 건수는 1만7538건으로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신고 건수는 4454건으로 전년 1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운영되고 있는 채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채널(왼쪽)과 불법 추심을 당하는 피해자의 지인이 받은 문자 내용(오른쪽)/독자 제보

불법 사금융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사는 곳, 다니는 직장,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차용증과 얼굴이 보이도록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야 했다.

정해진 날까지 돈을 갚지 못하면 불법 사금융 업체는 인스타그램에 채무자의 사진과 영상을 올린 후 지인들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채무자를 압박했다. 일부 업체는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외의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빌리는 돈의 70%를 수수료로 요구하기도 했다.

네이버 카페를 통한 상품권 대출도 있다. 불법 사금융 업체는 피해자에게 시세보다 싸게 상품권을 판매한다는 글을 작성하도록 한 뒤 송금해 정상적인 거래로 위장했다.

SNS에 올라온 불법 사금융 상담 내용./임희재 기자

정부는 늘어나는 불법 사금융에 대응하기 위해 SNS 계정만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지인이나 가족이 채무자 대리인 제도를 신청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채무자 대리인 지원 건수는 2025년 1만1083건으로 전년(3096건) 대비 258%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본인이 불법 사금융 피해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불법 사금융 인식 개선 및 플랫폼 사업자에게 단속 의무를 부여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가 초상권 포기·SNS 추심에 동의했다고 해도 효력이 없다. SNS 추심 게시물로 피해를 본 경우 정부 및 관계 기관에 요청해 즉시 삭제·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