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은행에 관리 강화 방안을 요구하기로 했다. 국내 주가 상승 기대감에 '빚투(빚을 내서 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조6000억원 증가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이번 주부터 월별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하거나 근접한 은행을 소집해 신용대출 증가 억제 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일러스트=챗GPT

최근 국내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들은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을 활용해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금융 당국은 은행이 연초 설정한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주 단위로 점검하고 신용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일률적으로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세는 주요 시중은행이 견인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1379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6226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9890억원 늘었다. 주담대보다 신용대출 증가 폭이 많은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억제 방안으로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하향, 만기 연장 시 대출 한도 감액, 기존 대출 상환 유도 등의 방안을 금융 당국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은 이미 금융 당국의 방침에 따라 신용대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은 16일부터 일반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는 50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대면·비대면 신용대출 합산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면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약정 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가계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시 최대 20%까지 한도를 감액한다. 우리은행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접수를 중단했다.

금융 당국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도 관리 강화를 주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으면 신규 대출을 당분간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