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서울 소재 금융 당국을 지방 이전 검토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란 소식에 기업은행(024110)이나 산업은행 등 국책 은행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부는 금융 당국에 더해 서울에 본사를 둔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여부도 고려 중이다. 국토부는 6·3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 업무 담당 부서인 혁신도시발전추진단 인원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지방 이전 경계심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여야 후보는 나란히 기업은행 대구 이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다만 야당인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승리하자 내부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 이전을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만으로는 숫자가 부족하다. 더불어민주당이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그러면 야당 측 공약 실현을 위해 여당이 도움을 주는 그림이 된다"며 "이런 논리로 기업은행의 대구 이전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행법 제4조 1항은 '중소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돼 있다. 법 개정을 위해선 국회 본회의에 재적 의원(300명) 중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는 110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일부 지역에 집중 이전할 것 ▲통합자치단체에 특혜를 줄 것 등 두 가지 조건을 단 것도 변수다. 현재 출범을 확정한 통합자치단체는 전남과 광주가 통합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유일하다. 대구·경북도 통합을 추진했으나 지난 2월 보류된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산업은행은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 부산 이전 여부를 두고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공약에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내용이 없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은 결국 청와대의 의지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공약에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