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체 발행 코인과 대체 불가 토큰(NFT·Non-Fungible Token) 프로젝트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네이버(NAVER(035420)) 계열사 IPX(옛 라인프렌즈)가 이번엔 NFT 발행 파트너사 크립코(CRIPCO)의 돌연 잠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러그풀(Rug Pull·개발자나 내부자가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하거나 자금을 빼가는 사기 수법) 의혹도 제기한다.
11일 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크립코는 지난달 29일 공식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NFT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폐쇄하겠다고 공지했다. 갑자기 소통 채널이 삭제되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크립코는 커뮤니티 삭제 직전 기존 커뮤니티를 블록체인 인프라 '크레딧코인' 생태계로 통합한다고 공지했으나, 크레딧코인 개발사 글루는 크립코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크립코가 잠적하자 IPX의 NFT 가격은 급락했다. 가상 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10일 오후 기준 웨이드사이드 NFT 가격은 판매 당시 약 150만원 수준이었던 0.34이더리움(ETH) 대비 약 83% 하락한 0.06ETH(약 15만원)로 떨어졌다. OOZ NFT는 2024년 0.033ETH(약 8만5000원)에서 현재 0.001ETH(약 2500원)로 폭락했다.
IPX는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스티커 캐릭터로 시작해 현재는 디지털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독립한 네이버 계열사다. IPX 사명은 라인프렌즈에서 2022년 3월 변경했다.
IPX의 주요 사업으로는 뉴진스 등 유명 K-팝 아티스트 및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 캐릭터 IP를 기획하고 상품화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IP를 기반으로 NFT 사업도 진출했는데, 사명 변경 3개월 뒤인 2022년 6월 크립코와 협약을 맺었다. 크립코가 IPX의 NFT 사업을 전담하는 역할이다. 크립코는 IPX가 사명을 바꾼 2022년 3월 설립됐다.
IPX는 크립코를 통해 자사 캐릭터인 웨이드사이드(WADESIDE)와 OOZ 등 NFT를 잇달아 출시했다. 웨이드사이드는 이더리움 기반 프로필 사진(PFP·Profile For Picture) 형태의 NFT 프로젝트로, 출시 이후 1년여에 걸쳐 순차적으로 총 1만3333개(약 10억원)를 가상 자산 시장에 유통했다.
IPX와 크립코의 수익 구조는 ▲NFT 발행 및 유통 ▲멤버십 판매 ▲2차 거래 수수료 등으로 이뤄졌다. 크립코 플랫폼 내에서 발행된 NFT가 이용자들에게 재거래될 때마다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의 일부를 플랫폼 수수료로 수취하는 식이다.
NFT 투자자들은 크립코의 러그풀 의혹에 IPX도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크립코가 IPX의 NFT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위장 기업)라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IPX 측은 크립코는 NFT 사업을 진행한 별도의 회사라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사 잠적 사태를 두고 X 등에는 과거 IPX가 진행한 가상 자산 사업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IPX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LN(라인링크) ▲IP3(크립코) ▲ZTX(제페토) ▲STIX(스타컬리) 등 가상 자산과 ▲DOSI NFT ▲Goodgang Labs NFT 등이 있는데, 현재는 모두 유명무실한 상태다.
IPX 관계자는 "IPX는 캐릭터 IP의 원소유자로서 관련 당사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이번 사안이 책임감 있게 진행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 기존 크립코 자산 보유자 관련 안내는 추후 별도로 안내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립코는 공식 채널 폐쇄 이유, 향후 계획 등을 묻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