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고깃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졌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주목받았다. 이 의장은 본인 테이블에 더해 다른 손님들 밥값까지 계산했는데, 이때 네이버페이의 안면 결제 서비스 '페이스 사인'을 썼다. 그가 카드나 휴대폰 없이 네이버페이 결제 기기 '커넥트'에 얼굴만 비추자 1초 만에 계산이 끝났다.
'삼소 회동'을 계기로 네이버페이와 토스가 서비스 중인 안면 결제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는 각자 결제 기기를 출시하고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업계에선 "토스가 결제 기기 시장에서 먼저 치고 나가긴 했지만, 네이버도 체급이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토스는 지난해 9월 안면 결제 서비스 '페이스 페이'를 출시했다. 페이스 페이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신분증 인증, 얼굴 촬영, 카드·계좌 연결 등 절차를 마치면 등록된다. 페이스 페이는 토스 결제 단말기 '토스 프론트'가 설치된 매장에서 쓸 수 있다.
토스는 2023년 3월 토스 프론트를 출시하고 올해 4월까지 전국 33만개 매장에 설치했다. 출시 9개월째인 페이스 페이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넘었다. 최근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기기 공급처를 더 늘리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결제 기기 커넥트를 출시했다. 2024년 말 출시했던 페이스 사인 서비스도 곧바로 커넥트에 연동시켰다. 토스와 마찬가지로 페이스 사인은 네이버페이 앱에서 본인 인증 등 절차를 거쳐 등록한 뒤 커넥트 기기가 설치된 매장에서 쓸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파리바게뜨, 3월 리테일앤인사이트와 제휴를 맺으며 약 7500개 매장에 커넥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네이버와 토스의 안면 결제 서비스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자사 단말기 기반으로 결제가 이뤄지고, 얼굴 인식→결제 수단 확인→결제 완료까지 1초 남짓 걸리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서비스 지향점에 차이가 있다. 토스는 '빠르고 간편한 결제'로 이용자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최준호 토스 테크니컬 프로덕트 오너(TPO)는 지난해 9월 페이스 페이 개발 배경을 소개하며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속도와 편리함이다. 토스는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아무 준비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결제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목표는 생태계 구축이다. 지도, 각종 매장 안내, 리뷰 등을 통합한 서비스인 네이버플레이스에 결제 기능까지 얹어 이용자를 자사 서비스에 묶어두려는 전략이다.
변해 가는 결제 환경도 두 회사의 경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물 카드 제시 결제 규모는 하루 평균 1조4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실물 카드 없이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간편 결제 규모는 1조6680억원으로 7.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는 쪽이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등 사용자 규모 경쟁에서 이기는 구도가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