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전세자금대출을 지목하면서 금융 당국이 관련 대책을 곧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 적용, 보증 비율 축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금지 등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세대출 규제 등을 포함한 추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부동산 가격 추이에 따라 추가 부동산 규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대출 규제가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금융 규제에 대해선 '라인업'을 해놓은 상태"라며 "어떤 내용을 어떤 시점에 내놓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추가 부동산 규제에는 전세대출을 옥죄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었고, 그러다 보니 전세 사기도 생겼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전세대출 축소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관련 규제 발표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에선 전세대출에 DSR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DSR은 대출을 받은 사람(차주)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이 1년 동안 대출 원금과 이자로 갚아야 할 돈이 5000만원이라면 DSR은 100%가 된다. 은행권은 현재 DSR을 40%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무주택자라도 고액 전세대출일 경우 이자 상환분은 DSR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DSR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원리금 상환분과 수도권 1주택자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금융 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들의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실수요와 투자 수요를 구분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전세대출을 차단해 갭투자를 막겠다는 취지다.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80%에서 70%로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전세대출 전액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들이 떠안는 손실이 20%에서 30%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만큼 차주가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