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특혜 대출 논란이 불거졌던 신협에서 저리 대출 사례가 또 적발됐다. 일부 조합은 가산 금리와 전결 금리를 과도하게 조정해 대출 금리를 낮춘 사실이 확인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는 지난 4월 말 안산·장위·서울으뜸·울산행복신협 등 4개 조합에 대한 제재 내용을 공시했다. 이들 조합은 일부 대출 취급 과정에서 내규상 허용 범위를 넘어 가산 금리나 전결 금리를 조정해 신규 대출 평균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조합들은 지난 3월 말 제재를 받았고 관련 임직원은 견책부터 감봉까지 징계를 받았다.

신협중앙회 전경. /신협중앙회 제공

가산 금리는 기준금리에 차주의 신용도, 담보 수준, 거래 실적 등을 반영해 덧붙이는 금리다. 신협은 지역별 경영 여건과 조합 특성이 달라 가산 금리 운용 기준을 조합별로 다르게 적용한다. 전결 금리는 영업점장이 고객의 거래 실적 등을 고려해 일정 범위 내에서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내규로 한도를 정한다. 통상 0.5%포인트(p) 수준이다.

이번 사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특혜 대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적발됐다. 대전의 한 신협에서는 조합 임원이 가족 회사에 연 8%대 금리로 100억원대 대출을 실행한 뒤, 연체가 발생하자 금리를 1%대로 낮춰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채무 조정을 거치더라도 통상 금리 인하 폭은 4%P 수준인데, 이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금리를 낮춘 것이다.

같은 시기 신협이 750개 전 조합이 취급한 10억원 이상 대출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 조사에서도 이상 사례가 확인됐다. 금리가 0%인 대출이 4건, 1%대 대출이 15건이었고, 7~8%대에서 1~2%대로 5%P 이상 금리를 낮춘 사례도 12건에 달했다. 이 같은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회에서는 특정 차주에 유리한 조건이 과도하게 적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내부 통제 부실 문제가 제기됐다.

신협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일반 금융회사처럼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내부 기준을 벗어난 금리 적용은 조합 경영의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규 범위를 넘어 특정 차주에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유사 사례가 반복 적발된 만큼 내부 통제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는 제도 정비와 검사·감독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조합에 대한 검사와 감독도 중요한 역할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관련 사항을 보다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