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캣제랩스(Catze Labs)가 개발한 율도게임스(YooldoGames·율도)의 가상 자산인 ESPORTS 토큰이 90% 이상 급락한 가운데, 캣제랩스의 과거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캣제랩스는 율도와 상관없는 별개의 개발 회사이고 ESPORTS 토큰의 발행·운영·유통·매도·시세 관련 행위와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과거 게시글을 보면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5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신도헌 대표가 이끄는 캣제랩스의 영문 홈페이지에는 "율도는 기존 게임과 웹(Web)3 세계를 연결하는 당사의 대표 플랫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2024년 10월 가상 자산 지갑인 메타마스크(MetaMask) 홈페이지에는 율도를 소개하는 글이 게시됐는데, 작성자 이름이 '신도헌'이다. ESPORTS 발행사 율도의 한 주요 투자사는 율도 대표가 "신 대표"라고 했다.

지난 2월 율도(Yooldo) 공식 X(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된 신도헌 캣제랩스(Catze Labs) 대표./X캡처

율도와 캣제랩스 직원들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인 구직 사이트에는 율도의 대표 게임인 트러블 펑크(Trouble Punk)를 캡제랩스도 대표 게임으로 소개하고 있다.

ESPORTS 토큰은 지난달 25일 오후 6시부터 4시간 동안 전체 유통량의 43%에 달하는 1억9780만개의 물량이 매도되면서 가격이 0.7달러에서 0.05달러로 90% 이상 하락했다. 매도된 ESPORTS 물량은 2만401개의 BNB 코인으로 교환됐다. 이는 약 1365만달러(약 205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내부 관계자의 러그풀(Rug Pull·투자 회수 사기)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러그풀은 프로젝트 운영진이나 초기 보유자가 대량의 가상 자산을 매도한 뒤 자금을 회수하고 프로젝트를 방치하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 2024년 10월 메타마스크(MetaMask) 홈페이지에 율도를 소개하는 게시글. 작성자가 신도헌(Shin Do Heon)으로 돼 있다./메타마스크 홈페이지 캡처

X(엑스·옛 트위터)에서 218만 팔로워를 보유한 가상 자산 분석가 애쉬 크립토(Ash Crypto)는 "ESPORTS 유통량의 대부분을 프로젝트팀이 통제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팀이 관리하는 멀티시그(Multi-sig·다중 서명) 지갑에서 6000만개의 토큰이 남몰래 락업(lock-up·매각 제한) 해제됐고 이와 연결된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43%에 달하는 물량을 시장에 던졌다"며 "대규모 매도 폭탄으로 모든 매수 유동성이 고갈됐고 개인 투자자들만 가치가 사실상 없어진 토큰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ESPORTS 발행사 율도는 지난 25일 X에 "ESPORTS 토큰 변동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급락 원인과 세부 사항을 적극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율도는 ESPORTS 급락 이후 열흘 가까이 X에 추가 소식을 올리지 않고 있다.

캣제랩스는 "율도는 해외 게임 플랫폼이며 캣제랩스는 국내에서 플랫폼 관련 개발 및 게임 서비스 지원 업무를 외주 형태로 수행한 개발 회사"라며 "ESPORTS 토큰 가격 급락, 매도, 시세 변동, 내부자 시세 조종 의혹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