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취임한 고영철 신용협동조합중앙회(신협) 회장이 광주신협 이사로 재직할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비조합원 대출 비율을 높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협은 대규모 적자와 연체율 급증에 따른 건전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 지역 조합들이 이자 마진이 높은 부동산 PF와 비(非)조합원 대출을 무리하게 늘린 게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 위기 이후 23년간 흑자를 기록했던 신협은 2024년 3419억원 적자에 이어 작년에도 32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서울 지역 신협마저 1920억원의 적자를 냈고 2024년에는 연체율이 10%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었다.
신협은 2021년 부동산 PF 대출을 늘렸는데, 이후 금리가 오르고 PF 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대출 상환이 막히기 시작했다. 이는 대규모 적자와 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
고 회장은 광주문화신협 재직 시절 보여준 성과를 인정받아 회장에 당선됐는데, 광주문화신협은 고 회장이 이사로 있던 2021년 부동산 PF를 비롯해 부동산·건설 관련 신규 대출을 크게 늘렸다. 당시 전체 개인 사업자 대출 신규 취급액의 3분의 1 이상이 부동산·건설 쪽이었다. 비조합원 대출도 2024년 1987억원에서 2025년 2429억원으로 22% 넘게 늘었다.
1993년 광주문화신협 창립 멤버였던 고 회장은 이사직을 거쳐 2022년 제8대 이사장에 선임됐고 2024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재직하던 시기 광주문화신협은 매년 흑자를 냈고, 창립 초기 663명 수준이던 조합원은 2025년 12월 말 기준 4만1597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말기에는 연체율이 크게 늘었다. 2023년 2.51%였던 연체율은 2025년 4.20%로 뛰었다.
고 회장은 취임 후 건전성 위기 극복 카드로 자산관리회사(AMC)를 내걸었다. 기존 부실 채권 정리용 자회사인 KCU NPL대부는 자기자본의 10배까지만 부실 채권을 살 수 있고, 자본금은 전부 신협중앙회가 출자해야 했다. 반면 AMC는 부실 채권 매입 시 자산 한도 규제가 없고, 필요하면 예금자보호기금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AMC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AMC가 지역 신협의 부실 채권을 매입해도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손실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협 내부 입장 차이 문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신협은 부실 채권을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어 하고, AMC는 최대한 싸게 사려고 할 수밖에 없다. 둘의 입장 차이가 크면 기대보다 부실 채권 정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