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보험점검센터'란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은 "성실 납부 고객에게 감사 차원에서 보험료를 10% 할인해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다음에 연락하라"며 전화를 끊었지만, 며칠 뒤부터 낯선 번호로 보험 가입 권유 전화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걸려오기 시작했다.

최근 '보험점검센터', '보험분석관', '보험리모델링센터' 등을 내세운 업체들이 보험 분석 상담을 제공하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접근한 뒤 개인 정보를 빼내 영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 업체들은 보험료 할인 가능 여부를 확인해주겠다며 전화를 건 뒤,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면 "전문 담당자를 연결해주겠다"고 안내하며 통화를 마무리한다. 이후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이나 보험사 설계사가 다시 연락해 영업을 이어간다.

그래픽=손민균

보험업계는 이 같은 영업의 핵심을 '개인 정보 거래'로 본다. 상담 과정에서 확보한 개인 정보를 GA 등에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영업 조직이 보험 권유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 명칭을 사칭해 상담을 유도하거나,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라며 "유사 영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기존 보험을 중도 해지하면 해지 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고, 새 보험에 가입할 땐 건강 상태 변화에 따라 보장이 축소되거나 가입이 제한될 수도 있다.

금융 당국과 업계는 소비자들의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공공 기관이나 금융 당국은 전화로 개인 정보를 요구하거나 보험 가입을 권유하지 않는다.

원치 않는 보험 영업 전화를 막으려면 상담 과정에서 "보험 가입 권유를 거절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금융상품판매업자는 소비자의 거부 의사를 즉시 반영할 의무가 있다. 금융권 마케팅 연락을 일괄 차단하는 '두낫콜(Do Not Call)'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대응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