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도화선이 된 성과급, 임금 관련 노사 갈등이 금융권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은행권 노동조합 상급 단체인 금융산업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서 삼성전자 사례를 놓고 '기업 성과를 노동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사회적 요구'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의 이런 요구가 은행권 총파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최근 은행권 경영진으로 구성된 사용자 측과 2차 산별 중앙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사측에 "최근 주요 기업들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성과 배분 논의가 이어지면서 금융 노동자들 또한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산업 역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그 성과를 만들어낸 노동자들의 기여가 임금에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호준 기자

노조는 또 "그동안 사측은 금융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회적 인식과 분위기를 이유로 신중론을 반복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익을 낸 산업에서 노동자들이 그 성과를 정당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로 촉발된 '영업이익 N% 성과급' 사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융노조는 사측에 올해 임금 인상률 8%를 제시했다. 노조는 경제성장률(2%) 및 소비자물가 상승률(2.2%) 전망치에 최근 5년 동안 실질 임금이 감소한 폭(3.8%)을 고려한 인상률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 정년 65세 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 등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최근 몇 년간 높은 임금 인상률과 근로시간 단축을 제시하고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업 절차를 밟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작년 9월 실제 총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임금 인상률에 대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고조, 미국 관세 정책과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가계·기업의 채무 부담 증가와 신용 손실 확대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주 4.5일제 도입도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227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1800만원)보다 475만원(4.03%)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