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고 시장 금리가 오르자 보금자리론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정책 대출이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공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금자리론을 취급하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실태 조사를 통해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보금자리론을 이용한 차주(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2000가구를 대상으로 조만간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주금공은 이번 실태 조사 결과를 제도 개선과 정책 결정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주금공은 매년 보금자리론 등 주택 금융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이 가계 대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제도 개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주금공은 조사 결과 및 통계를 관련 제도 개선 및 정책 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금융 당국도 보금자리론 속도 조절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금자리론은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등은 최대 1억원) 차주(대출을 받는 사람)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 가능한 정책금융상품이다. 50년간 고정 금리로 최대 3억6000만원(다자녀 등 4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주금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금자리론 판매 금액은 약 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3조7000억원) 대비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2023년 4분기(8조4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주금공은 올해 보금자리론을 20조원 공급할 계획인데, 석 달 만에 목표치의 40%를 채웠다.
보금자리론으로 몰리는 이유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 금리는 연 4.26~7.10% 수준인 반면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60%(10년)~4.90%(50년)다.
시장에선 정책 대출 증가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금자리론을 받은 차주 중 상당수는 서울 외곽이나 경기 지역 주택을 구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밀린 젊은 세대들이 경기 성남, 광명, 용인 등 경기권 주택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 지역 주택 가격 상승에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 대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