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를 둔 여성 A씨는 최근 자녀가 병원을 방문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보험금을 수령했다가 적발됐다. 이 여성이 제출한 진단서와 진료비 세부 내역서는 위조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는 A씨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환수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30대 B씨도 진단서와 진료비 세부 내역서, 영수증 등 의무 기록을 위조해 보험금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비슷한 시기에 이 병원이 다른 환자들에게 발급한 서류와 병원의 직인, 의사 서명 등이 다르다는 점을 보험사가 인지하지 않았다면 놓칠 뻔한 사건이었다. 보험사는 B씨를 고발했고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래픽=손민균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활용한 보험 사기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제 문서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위·변조 기술이 정교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수법은 진단서와 진료비 세부 내역서 등 의료 기록을 위조하는 것이다. 실제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이 타인의 진단서를 변조해 제출하거나, 입·통원 확인서에 적힌 치료 기간을 늘려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단순 서류 위·변조를 넘어 이미지까지 조작하는 사례도 있다. 가벼운 차량 긁힘 사진을 심각한 파손으로 부풀리거나, 존재하지 않는 다이아몬드 사진을 만들어 분실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

AI를 이용한 보험 사기가 늘면서 전체 보험 사기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1조157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2022년에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3년 1조1164억원, 2024년 1조1502억원, 2025년 1조1571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보험 사기로 보험사 수익이 악화되면 일반 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보험사들은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보험금 청구 건별 위험도를 분석해 이상 징후가 있는 청구 건을 자동 분류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AI를 활용해 보험금 청구 서류와 반복 청구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DB손해보험(005830)은 빅데이터 기반 보험사기 조사분석 시스템을 운영하며 조직형 보험 사기를 탐지하고 있다.

AI 기술이 더 정교해지면 적발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위·변조 기술과 적발 기술 간 경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실손24 등 전산 연계 시스템을 확대해 소비자가 직접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병원 자료가 보험사로 바로 전달되는 구조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