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재보험협회(화보)와 여신금융협회를 시작으로 금융권 협회장 인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간 출신 후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협회장은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았으나 관료 대신 민간 출신을 우대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차기 회장 공모를 마감하고 압축 후보군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공모에 지원한 5인 중 최종 후보 3명을 오는 27일까지 추리고 다음 달 4일 이사회에서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단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회장 공모에는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 장도중 전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상임이사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 관료는 이번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
화보도 최근 차기 이사장 공모를 마감하고 면접 대상자를 3명으로 압축했다. 이달 28일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이사장이 결정된다.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사장, 임규준 전 흥국화재(000540) 대표, 김범준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면접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최종 경쟁 구도가 보험업계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금융협회장은 금융 당국과 재정경제부 출신 관료들이 주로 맡아왔다. 협회는 당국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료 출신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인선에서는 민간·정치권 출신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관료 출신 인사들이 협회와 금융사로 잇따라 이동하면서 유착 우려가 커졌고 정부도 이를 의식해 인선 기조를 바꾸는 분위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협회장 공모를 앞두고 당국이 관료 출신의 지원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안다. 그 여파로 민간 출신 중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올해 연말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장 출신 인사가 맡아왔고 보험협회장은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았다. 김 회장과 이 회장도 관료 출신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화보·여신금융협회장 선거 결과가 향후 협회장 인선 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