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역(逆)서학개미(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 개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 개인 투자자의 한국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및 상장지수증권(ETN·Exchange Traded Note) 투자를 허용한다. 고도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보안 능력을 갖춘 금융사에 대해 망분리 규제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자금과 우량 자산이 유입되는 자본시장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해외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싶어서 많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실제로는 그 요청을 담을 수 있는 장치들이 제대로 안 돼 있다"고 했다.
현재 해외 개인 투자자는 현지 증권사에서 '외국인 통합 계좌 서비스'에 가입해서 한국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주식 거래만 가능하고 ETF·ETN 거래는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외국인 개인 투자자가 국내 ETF·ETN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규정 변경 전에 ETF·ETN 판매가 준비된 증권사에 대해선 비조치 의견서를 발부해 영업을 허가할 계획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외국인 개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거래 대금은 5조8000억원 수준이다.
금융위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를 위해 9월 중 글로벌 한국 투자 설명회(IR)인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도 개최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오는 6월부터 금융사가 보안 목적으로 AI를 활용할 경우 망분리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망분리란 해킹을 막기 위해 금융사의 외부 인터넷망과 사내 업무망을 완전히 분리하는 규제다.
금융사가 AI를 활용해 생산성 제고 및 혁신적인 상품 출시가 가능하도록 고도의 보안 역량과 AI 활용 능력을 갖춘 금융사를 선별해 망분리 규제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AI 공격은 AI로 방어해야 하는데, (망분리 규제가) 보안 체계의 전환을 가로 막고 있다"며 "AI 시대에 필요한 보안 시스템 구축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운영 계획도 설명했다. 추진단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금융의 공적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금융위는 추진단 내 ▲총괄 ▲정책 서민 ▲금융 산업 ▲신용 인프라 등 4개 분과를 두고 포용금융 전략을 마련한다.
금융위는 포용금융을 항구적 제도화하기 위해 금융사에 담당 임원(CIFO·Chief Inclusion Financial Officer)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건전성 규제를 합리화해 금융사들이 포용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 규제 시행 의지도 거듭 밝혔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 1주택 전세대출 규모는 9조2000억원, 5만 9000건 정도로 파악된다"며 "투기적 목적을 어떻게 정의하고 걸러낼지 계속 논의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