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 가상 자산 양도 차익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가상 자산 양도 차익에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지만, 투자자 반발이 거세 여러 차례 시행을 유예해왔다.
15일 국회전자청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등록된 '가상 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8시 50분 기준 2만3484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은 다음 달 12일까지 동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공개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법제사법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로 회부된다.
청원인은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은 과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하면서, 가상자산에만 별도의 과세를 강행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과 투자자 간 형평성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동일하게 투자 목적의 자산임에도 특정 자산군에만 불리한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조세 형평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 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7월 말 발표 예정인 세법 개정안에 가상 자산 과세 추가 유예안을 포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세청 고시를 통해 세부 과세 기준을 마련한 뒤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 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 자산 거래로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수익이 25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20% 세율이 적용되고, 지방소득세 2%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상 자산으로 300만원을 벌면 50만원에 대해 11만원의 세금을 내는 것이다.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에도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주했다면 거주자 과세 원칙에 따라 과세 대상이다.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합산해 다음 해 5월 1일부터 31일까지 국세청 홈텍스에 직접 신고하고 납부해야 된다.
투자자가 스스로 준비할 자료도 많다. 가상 자산 매매 시점과 종류, 수량, 가격, 수수료, 입출금 등 이력이 기록된 자료는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거래 시점의 국세청 고시 환율이나 매매 기준율을 적용해 외화 환산도 적용해야 된다.
전문가들은 쉼표 형태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텍스트 파일인 CSV(Comma Separated Values)를 활용해 자료를 제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만약 신고하지 않으면 20%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 재산 은닉 등 부정행위로 신고하지 않았다면 가산세율이 40%까지 올라간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가상 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해외 거래소에 대한 과세 정보 확보가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가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개인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