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과 소도시 공동체를 기반으로 성장한 상호금융권의 지방 수신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형 금융 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영향이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협과 상호금융(지역농협·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의 전체 수신(예·적금 등) 잔액 가운데 서울과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신협의 비수도권 비율(말일 잔액 기준)은 2016년 2월 69.9%에서 2021년 2월 68.2%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66.1%까지 하락했다. 새마을금고 역시 이 기간에 61.9%→55.9%→54.8%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남·경북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신협의 경우 경남 지역 수신 비율이 지난 10년간 0.9%포인트(p) 줄어 하락 폭이 가장 컸고, 경북(-0.6%p)이 뒤를 이었다. 상호금융도 경남(1.3%p), 경북(1.1%p)이 크게 줄었다. 새마을금고 역시 경북(-1.6%p)과 경남(-1.4%p)의 낙폭이 가장 컸다.
수신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구조 변화다. 비수도권 인구 비율은 2016년 50.5%에서 지난해 49%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단순한 인구 감소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지방 자금이 자연스럽게 상호금융권으로 유입됐지만, 최근에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자금이 예·적금에서 신탁 등 투자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상호금융권이 변화한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은행·보험·증권사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신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체 신탁예금에서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2월 16.1%에서 올해 2월 18.3%로 커졌다. 상호금융 예금 비중이 유독 작아졌던 경북·경남 지역도 신탁예금 비중은 각각 0.2%p, 0.4%p 확대됐다.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까지 겹치면서 상호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지방 중소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 금융기관에 대한 불안 심리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지방 자금이 자연스럽게 지역 상호금융으로 들어왔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따지면서 자금 이동 흐름이 달라졌다"면서 "지역 기반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