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약 830억원의 기업은행(024110) 미지급 수당에 대해 지급 승인을 내렸다. 기업은행은 총액 인건비 적용을 받는 국책은행으로 인건비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데 금융위가 이를 풀어준 것이다. 국책은행이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을 승인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경영예산심의, 정례회의 등을 거쳐 기업은행 총액인건비 예외 적용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직원들은 지난해까지 쌓인 미지급 수당 약 830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직원 한 명당 600만원 수준이다.
금융위가 총액 인건비 예외 적용을 최종 승인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기업은행에 전달하면, 이후 기업은행이 이사회를 소집해 수당 지급을 의결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가능한 한 빠르게 미지급 수당을 직원들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지급 수당은 정부 예산이 아니라 기업은행이 영업 활동 등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지급한다. 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을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은 총인건비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익을 아무리 많이 내도 인건비를 마음대로 쓸 수 없다. 기업은행은 작년에 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앞서 기업은행 노사는 지난 2월 미지급 수당 830억원을 일시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노동조합 측이 장민영 은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한 지 약 3주 만이었다.
이후 금융위는 기업은행 측에 "임금 체불 재발 방지 방안을 만들어 노사가 합의를 해오라"고 요구했다. 이에 기업은행 노사는 직원들의 과도한 야근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초과 근무로 쌓이는 보상 휴가를 제때 쓸 수 있는 인력 여건을 마련해주는 등의 업무 효율화 방안을 만들어 합의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공공기관까지 총액 인건비 예외 적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를 추가로 승인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미지급 수당 규모가 컸고 대통령이 직접 해결을 지시해 이례적으로 예외 적용이 승인 난 사례"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12월 금융권 업무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기업은행 임금 체불 때문에 말이 많다. 법을 위반하면서 운영하도록 정부가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해결을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