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무형 자산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민간 금융이 선제적으로 혁신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금융이 산업 패권 경쟁의 '판'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6 미래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AI 대전환 시대, 혁신 성장을 위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2026 미래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이 전 장관은 AI 시대에는 보이지 않는 자산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기준 미국 S&P 500 기업 가치의 92%가 무형 자산"이라며 "보이지 않는 가치가 유형 자산을 넘어섰고, 앞으로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직업과 일터가 큰 변화를 겪고 AI 기술을 우리가 컨트롤(통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민간 금융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혁명 당시 영국은 금융의 지원을 받아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고 미국 역시 JP모건 등 금융권이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며 산업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의 금융 정책은 정부 주도로 이뤄진 탓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연속성이 끊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 펀드가 등장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펀드 체계도 바뀌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후순위로 참여하고 국민과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는 고무적"이라며 국민성장펀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형자산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혁신기업을 발굴,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민간 금융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국가 지원만 기다리지 말고 혁신이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돈과 인재, 시장을 가진 민간 금융이 먼저 베팅해야 한다"며 "정책 신호를 따라가는 팔로워가 아니라 AI 패권 경쟁의 지형을 설계하는 역할을 (민간 금융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