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시세 조종 의혹이 제기된 레이브다오(RAVE) 토큰에 대한 늑장 공지에 이어 사후 조치도 없어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가상 자산 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고팍스에 상장된 레이브다오 가격은 지난달 초 350원에서 지난달 18일 한때 4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급락해 현재는 1200원 수준이다. 가상 자산 조사 분석가 작(Zach)XBT는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시세 조종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레이브다오 물량을 수개월간 매입해 한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98%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고팍스 로고./고팍스 제공

고팍스는 시세 조종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현물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린 뒤인 지난달 20일 레이브다오를 '거래 유의 촉구' 종목으로 공지했다. 거래 유의 촉구는 '유의 종목 지정'과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조치다.

공지에 앞서 지난달 18일과 19일 이틀간 고팍스에서 레이브다오의 거래 대금은 약 9900만원이었다. 투자자가 현재까지 레이브다오를 보유했다면 90% 이상 손실을 보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만기일이 없는 선물 계약)이 없고 현물만 상장돼 있어 가격이 급락하면 투자자는 손실을 입게 된다.

레이브다오 가격은 지난달 9일부터 일주일간 약 1800% 폭등했고, 같은 달 12일 가상 자산 분석가 엠버CN은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했다. 이틀 후인 14일에는 레이브다오의 시가총액 순위가 1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고팍스가 레이브다오(RAVE)를 '거래 유의 촉구' 종목으로 공지한 내용./고팍스 캡처

고팍스는 자체 FDS로 적발한 게 아니라 부정적인 언론 보도가 나와서 레이브다오를 거래 유의 촉구 종목으로 공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가상 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비트겟은 사태 직후 레이브다오의 시세 조작을 조사하겠다고 공지했지만, 고팍스는 현재까지 별도의 사후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