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을 까다롭게 하는 내용의 지배 구조 개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임종룡 회장 연임을 앞뒀던 우리금융지주(316140)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올해는 올 연말 양종희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105560)이 선두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1조5300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은행권이 포용 금융 기조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연이어 올리자, KB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이다.
KB금융은 지난 2월 전북혁신도시인 전주에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들어가는 'KB금융타운'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지역 균형 발전의 한계를 지적하자 약 한 달 만에 나왔다. KB금융타운 조성 발표 이후 이 대통령은 본인 SNS에 "국가균형발전에 조금 더 힘을 냅시다. KB그룹에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이 생산적·포용금융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한 끝에 회장 연임에 성공했던 절차를 그대로 밟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생산적금융 73조, 포용금융 7조로 나눠 집행하겠다는 내용의 '생산적·포용금융 전환' 계획을 지난해 9월 발표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전환 요구에 가장 먼저 대응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이슈는 임 회장의 연임이었다. 그룹 차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정부 동향을 살피며 정책에 호응할 방안을 찾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해 11월 첫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선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인 게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안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