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 자산 2단계법) 입법이 국회에서 계속 표류하고 있어 당분간 규제 공백은 불가피하고, 가상 자산 업계와 금융 당국과의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가상 자산 거래소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Financial Intelligence Unit)의 제재에 불복해 잇따라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가운데, 규제 공백이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IU는 가상 자산 거래소가 미신고 가상 자산 사업자와 거래해 고객확인제도(KYC·Know Your Customer) 등을 위반했다며 수백억원대 과태료와 일부 영업정지와 같은 제재를 내렸다. 가상 자산 거래소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FIU의 제재는 과도하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현재까지 가상 자산 업체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FIU를 상대로 일부 영업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법조계는 빗썸과 코인원의 1심 판결도 두나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가상 자산 2단계법에는 사업자 영업 행위 규제, 상장 폐지 기준, 미신고 사업자 관련 제재 조항 등이 상세히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2단계법은 여당과 정부의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어 규제 공백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규제 공백으로 금융 당국과 민간 업체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금융위의 행정 소송 비용은 2021년 1억6525만원에서 2025년 9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당국의 승소율은 2023년부터 작년까지 절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가상 자산 업계도 행정 소송이 길어지면 신규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FIU를 상대로 일부 영업 정지 취소 소송을 낸 두나무와 코인원은 각각 네이버(NAVER(035420)),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071050))과 지분 인수 관련 협상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