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험업계가 추진하는 '8주 룰(Rule)'에 한의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양측이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관련 통계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의계는 중증인 상해 등급 9급 디스크 환자를 보험사가 경상 환자로 분류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와 보험업계는 한의계 주장이 모순이라고 반박한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 사고로 다쳐 치료를 받은 경상 환자는 149만명이었다. 이 중 8주 이내 치료를 마친 환자는 136만명으로 약 91%였다. 국토부는 경상 환자 치료가 대부분 8주 이내 끝나는 만큼, 보험금으로 보상하는 치료를 8주로 제한하는 이른바 '8주 룰'을 추진하고 있다. 8주 이상 치료를 원하면 진료기록부 등을 제출해 치료 연장이 타당한지 의학적 검증을 받으라는 것이다.
한의계는 보험사가 중증인 9급 디스크 환자를 경상인 12급 염좌(인대 손상으로 인한 통증)로 분류해 통계가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한의계는 자동차 사고로 디스크가 생긴 것인지, 사고 이전부터 겪던 디스크인지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염좌만 인정한다고 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염좌에 경상이 아닌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자동차 사고는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일반 염좌와 다른 병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일부 한의원이 보험금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디스크를 주장하는 것이지, 실제 디스크 환자가 경상 환자로 분류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중증 환자는 경상 환자보다 치료 기간이 긴데, 한의계의 주장대로 중증 환자를 경상 환자로 분류하면 전체 치료 기간이 늘게 돼 '8주 룰' 도입 근거가 약해지게 된다. 중증 환자를 경상 환자로 분류하면 한의계에 유리한 통계가 나오게 되는데, 한의계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한의계가 문제로 지적한 디스크 환자를 제외하고 통계를 재산출해도 수치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24년 경상 환자 중 디스크 관련 진단을 받은 환자 10만6000명을 통계에서 제외한 결과 전체 경상 환자는 138만명, 8주 이내 치료가 끝난 환자는 126만명(91%)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상 환자 분류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여전히 경상 환자의 90% 이상이 8주 이내 치료를 종결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보험업계는 일부 '나이롱 환자(가짜 환자를 가리키는 은어)' 때문에 전체 보험 가입자의 부담이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보험금을 과다하게 지급해 보험사의 손실이 커지면 전체 가입자가 납부하는 보험료는 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