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2028년 3월까지인 임기를 끝까지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농협중앙회 선거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인데, 강 회장이 중도에 사퇴하면 제도 개편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현재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 임기를 3년으로 축소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회장 선출 방식을 기존 간접 선거에서 조합원 187만명 전원이 참여하는 직접 선거로 바꿀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2031년 3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르는 것이 개혁안의 큰 틀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농협 로고. /뉴스1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는 조합장 1110명이 투표한다. 소수의 조합장이 투표권을 갖는 간선제 구조에서 금품 수수 등 선거 비리가 끊이지 않자 당정은 올해 초부터 선거 제도 개편 절차에 들어갔다.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르려는 건 선거 비용 절감이 목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추산 결과, 농협회장 선거를 전 조합원 투표에 부쳐 단독으로 치르면 예상 경비는 170억~190억원 정도다. 여기에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치르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272억원 정도인데, 농식품부는 두 선거를 함께 치르면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강 회장이 임기 도중 회장 자격을 상실하거나 자진 사퇴할 경우다. 다음번 회장 선거는 강 회장 임기가 끝나는 2028년 3월로 예정돼 있다. 그 전에 회장 임기를 4년에서 3년으로 줄인 뒤, 2031년 조합장 선거와 회장 선거 시기를 맞추는 게 목표다.

강 회장은 2023년 말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해 당선이 유력하던 시기에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는 한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경찰은 작년 10월부터 강 회장을 압수수색하고 뇌물 사건과 엮인 강 회장 측근을 조사해 왔다. 경찰은 지난 4일 강 회장을 처음 소환해 18시간 넘게 조사했다.

농협중앙회 정관 제60조(임원의 결격사유)에 따르면 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해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는 농협중앙회 이사회 임원이 될 수 없다. 여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전후로 개혁을 위한 법제화를 마칠 계획인데, 강 회장이 중도에 사퇴하면 법안 내용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