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역자치단체장들로 구성된 시도지사협의회가 금융사의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및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 출연 요율을 3배가량 인상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신용보증재단 적자 누적으로 지역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보증 여력이 줄고 있다는 이유인데, 민간 금융사의 돈으로 기금 손실을 메우는 격이라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도지사협의회는 최근 정부에 금융사의 신용보증재단 법정 출연 요율(기업 대출 잔액 기준)을 현행 0.05%에서 0.14%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는 "타 기관 대비 현저히 낮은 출연 요율로 출연금 수입 대비 대위 변제금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며 "지역 소상공인 금융 수요는 증가 추세다. 특히 매출 감소·신용 하락 등 취약 소상공인 보증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전경./신용보증재단중앙회 제공

지역신보는 신용도가 낮은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이 금융사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서준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 지역신보가 대신 갚아준다. 보증 규모가 크면 중앙회가 보증액의 30~50%를 다시 보증한다. 이때 중앙회는 재보증한 금액을 지역신보에 지급한다. 보증 위험을 중앙회와 지역신보로 나누는 것이다.

최근 지역 경기 악화로 중앙회와 지역신보의 대위 변제율이 치솟고 있다. 중앙회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지역신보의 일반보증 대위 변제는 2조2084억원에 달했다. 사상 최대였던 2024년(2조4005억원)에 이어 2년 연속 2조원대를 기록했다. 대위 변제 증가로 신용보증재단은 현재 자본 잠식 상태다.

정부는 지역신보의 적자를 줄이고 소상공인·중소기업 보증을 늘리려고 2024년 6월부터 금융권 법정 출연 요율을 0.04%에서 0.07%로 한시적으로 올렸다. 올해 6월이면 출연 요율은 다시 0.04%로 내려간다. 지난 1월 진행된 부처별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지역신보 출연 요율 인상 필요성이 논의됐으나 이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출연 요율이 0.04%로 돌아가면 신용보증재단 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픽=손민균

매년 1조원가량의 출연금을 내는 금융사들은 출연 요율 인상에 난색을 표한다. 지역신보가 건전성 관리 없이 출연금에 맞춰 보증 공급 실적에만 치중해 부실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지자체의 지역신보 출연도 소극적이다. 서울시는 2024년 서울신용보증재단 출연금으로 423억원을 책정했지만 실제로는 189억원만 반영했다.

지신보가 출연 요율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신보 중앙회는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단순히 출연 요율 인상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 기반 위에서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조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