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상임감사위원을 내정했다가 돌연 철회하고 새로운 상임감사를 선임하자 금융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상임감사를 내정했다가 철회한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은행의 상임감사는 은행장 다음으로 높은 자리로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금융감독원 출신 A씨를 상임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사외이사들의 이견이 없었기 때문에 A씨의 상임감사 선임 안건은 이사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A씨의 선임 안건을 철회하고 이진석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A씨가 스스로 상임감사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의 상임감사 교체를 두고 금융권에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A씨가 과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국민연금기금 위원으로 활동한 기간이 겹친 것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상임감사직을 고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후보자 검증 과정을 거쳐 상임감사로 내정된 A씨가 단순히 이 원장과 국민연금에서 함께 근무했다는 이유로 직을 마다한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원장과의 인연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면 상임감사를 제안받았을 때 거절해야 맞는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A씨가 금감원을 떠난 지 6년이 지났다는 점에서 상임감사 선임 자체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은행 상임감사는 회계와 감사 업무의 총책임자로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은행권이 금감원 출신을 상임감사로 선임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다. 검사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금감원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보통 금감원을 떠난 지 오래되지 않은 임원급을 영입한다.
A씨는 금감원에서 30여 년간 근무했지만 주로 자본시장 업무를 담당했다. 2020년 금감원을 떠났고, 퇴직 2년여 전부터는 실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