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제도권 금융 접근이 어려운 청년과 취약계층, 지방 소상공인을 위해 미소금융 공급 규모를 3년 내 두 배로 확대한다. 특히 전체 재원의 절반을 청년층에 집중 배정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들의 사회 첫걸음을 지원하기로 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서울 노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3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 정책서민금융이 정량 심사에 치중해 청년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수도권 편중으로 지방 지원이 미흡했다"며 "사람의 사정과 지역의 현실을 살피는 현장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뉴스1

금융위는 현재 연간 3000억 원 수준인 미소금융 공급 규모를 6000억 원까지 늘리고, 34세 이하 청년층 대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50%까지 확대해 연간 3000억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단별 공급 목표 달성률을 정기 공시하고, 실적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청년과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대출 4종 세트'도 출시된다. 오는 31일 선보이는 '청년 미래이음 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20% 이하인 미취업 청년 등에게 연 4.5% 금리로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한다. 거치기간을 최대 6년으로 설정해 상환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청년 자영업자를 위한 운영자금 대출 한도는 기존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되고 거치기간도 2년으로 연장된다. 특히 경영 환경이 열악한 지방 거주 청년 자영업자에게는 지자체 이자 지원 외에 서민금융진흥원이 1.0%포인트의 이자를 추가로 깎아주기로 했다. 정책금융 성실 상환자 중 취약계층을 위한 연 4.5% 금리의 생계자금 대출도 신설된다.

민간 금융권인 우리금융그룹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올해 서민금융 공급액을 당초 계획보다 7000억 원 늘린 7조 2000억 원까지 확대하고, 우리미소금융재단에 1000억 원을 추가 출연한다. 또한 지방 중심의 재단 지점 신설과 소상공인 공과금을 지원하는 '새희망가게' 사업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자금 공급의 '사각지대'였던 청년과 지방에 초점을 맞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박사는 "현장 밀착형 지원이 실질적 자활로 이어지려면 상담과 사후 관리 역량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위원장은 "정책서민금융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사회적 연대 장치"라며 "포용의 기운이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