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20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중동 전쟁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형, 변동형 금리는 물론 신용대출 금리도 시장 금리와 함께 오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3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3.6~3.7%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말 2.5% 수준이던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꾸준히 올라 3% 안팎을 기록 중이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시중 은행 주담대 고정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250~6.50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10월 말(6.705%)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담대 변동 금리 또한 연 3.850~5.740%로, 상단과 하단이 각각 0.090%p, 0.106%포인트(p) 상승했다. 여기에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한 달 전보다 0.05%p 올라 2.82%를 기록하면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날부로 일부 주담대 상품 금리를 0.05%p 올리기로 했다. 코픽스는 주담대 변동

신용대출 금리(신용 1등급·1년 만기)는 연 3.930∼5.340%를 기록 중이다. 올해 초보다 하단이 0.180%p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제 정세 불안 영향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채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 상품도 금리 상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 부담도 커지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잔액 잠정치는 1978조8000억원이다. 이는 24년 전인 2002년 4분기 첫 통계 공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중동 전쟁 이전까지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신용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 대출 잔액은 766조5501억원으로 2월말보다 6874억원 늘었다. 주담대는 8302억원 줄어든 반면 신용대출은 1조4327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달 말 약 5년 만에 40조원을 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