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은행 대출에 이어 상호금융 대출도 조이자 대출 수요가 대부업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6년 2월 가계 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은 3000억원 줄었으나, 상호금융권 대출은 3조1000억원 늘었다. 농협 대출액은 1조8000억원, 새마을금고 대출액은 1조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 대출을 막자 실수요자들이 상호금융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부랴부랴 상호금융 대출까지 조이고 있다. 농협은 이달 10일부터 중도금·이주비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19일부터 분양 잔금·중도금·이주비 등 집단 대출 신규 취급, 대출 모집인을 통한 가계 대출 등을 중단했다. 당국은 새마을금고의 올해 가계 대출 목표치를 '0'으로 설정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이 곳곳에 붙어 있다. /뉴스1

당국이 대출을 조이면서 대부업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지난해 4분기 신규 대출 금액은 7955억원이다. 이는 2022년 2분기(1조243억원) 이후 최대치다. 전년 동기(6468억원) 대비 23% 증가했고 직전 분기(7366억원)보다도 8% 늘어난 수준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1분기 신규 대출 금액은 직전 분기보다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아파트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지 않는 '초강력 규제'를 검토 중인 점을 두고도 "대부업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만기 연장이 안 되면 급하게 상환해야 하는데, 은행·상호금융 대출이 막혀 있으면 급전을 마련할 방법이 대부업 외에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부작용을 경고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 가계 대출 규제는 총량만 일차원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이러면 신용도가 낮거나 급전이 필요한 취약 차주는 고금리 대부업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며 "차주가 처한 개별 상황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식으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