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지배 구조 개편 압박에도 우리·BNK·JB 등 금융 지주들은 올해 회장 단독 사내 이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4대 금융 지주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만 유일하게 단독 사내 이사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금융 지주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면 경영 의사 결정 권한을 독점하는 등 권력이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 회장의 연임과 사내 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 추가 사내 이사 선임은 주총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 지주 가운데 회장 단독 사내 이사 체제를 유지하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105560)지주는 양종희 회장 외에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기타 비상무 이사를 맡고 있다. 신한지주(055550)는 진옥동 회장과 함께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사내 이사로 활동 중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함영주 회장과 이승열·강성묵 부회장이 사내 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우리은행장이 비상임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2023년 임 회장 취임 이후 이원덕 당시 행장이 사임하면서 비상임이사가 공석이 됐다. 임 회장은 이후 현재까지 1인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138930) 회장과 황병우 iM금융지주(139130)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175330) 회장 등 지방 금융지주는 모두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부패한 이너서클' 지적과도 연관이 있다. 사외이사의 최고경영자(CEO)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주 회장만 이사회에 참여하면 경영 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독식할 수 있다.
사내이사를 추가 선임하면 회장에게 집중된 권력을 다소나마 분산할 수 있다. 보통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경영진은 그룹 2인자로 해석된다. 진옥동 회장과 함영주 회장도 행장 시절 사내이사를 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는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을 만들 수 있는 구조"라며 "우리금융의 인수·합병(M&A) 의사 결정 과정을 보면, 이런 권력 구조가 드러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