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해 ESG 공시기준을 확정하고 공시제도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기업의 녹색 전환(GX)을 지원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핵심 과제를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한국형 녹색전환(K-GX)을 추진 중"이라며 "ESG는 이제 생산적 금융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ESG 분야는 단기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공공 주도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전경

이날 금융위원회는 녹색 전환 지원을 위한 역점 과제로 ESG 공시 제도화와 기후금융 활성화를 제시했다. 먼저 ESG 공시 로드맵에 따르면 공시 의무화는 2028년(2027회계연도) 연결자산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한다. 일본 등 주요국 사례와 국내 대기업의 해외 공시 의무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기업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인프라 구축 기간을 고려해 2031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소규모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가치사슬은 공시를 면제해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제도 초기에는 기업들의 위반 제재 우려를 줄이기 위해 예측 정보를 활용한 공시에 대해 면책(Safe Harbor)을 허용한다. 공시 시점은 정보 신뢰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에 한해 8월 중순(반기 결산)까지 허용할 예정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금융위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한다. 이 중 50% 이상은 지방에, 70%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입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탄소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특히 철강·화학 등 고탄소 업종이 저탄소 구조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한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금융권의 대응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인프라도 구축한다.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기후금융 웹포털'을 만들어 녹색 분류체계(K-Taxonomy) 판별을 돕고, 금융기관이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량을 관리하는 '금융배출량 플랫폼'을 제공해 객관적인 탄소 성과 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ESG 공시가 안착되고 기후금융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운영한다. 또한 필요한 사항을 지속 소통·보완하여 기업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